교육다시, 봄이다다시, 봄이다개인적으로 ‘활자’를 참 좋아한다. ‘오프라인’이라는 말조차 생소했을 때에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활자를 읽고,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나 집에서도 교과서, 신문, 잡지 등을 통해서 아주 잠깐이라도 활자를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에는 자의든 타의든 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 읽는 ‘맛’을 처음 느꼈을 때를 돌아보면 그리워지기도 한다.그러나 지금은 다르다아이폰의 출현 이후에 모든 게 달라졌다. 스마트폰의 병폐나 중독, 출판계와 인쇄업의 현실, 요즘 10대들의 독해력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끝 모를 인간의 기술 발전에 대한 욕심은 우리의 생활을 하루가 다르게 편리함으로 이끌고 있다.나조차도 무거운 책이 아닌 e북을 읽고, 이메일을 쓰고,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너무도 편하게 사용한다. 스마트폰 초창기에 어느 광고에선가 수십만 권의 책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 모델의 손에 ‘턱’하니 잡히는 장면이 기억난다. 그때는 신기한 광고였지만 지나고 보니 공포스러운 장면이었다.나는 과연 하루에 얼마나 많은 활자를 읽는가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면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를 덧붙여 딱 30여 분 남짓 본 듯하다. 이 글을 작성하는 것도 원고지가 아닌 PC로, 모니터를 보며 키보드를 누르고 있으니 말 다 했다. 펜을 잡아본 게 언제인지 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몇 일 전 갑자기 무언가가 궁금해 집에서 어느 소설 몇 페이지를 들여다본 게 다였다. 물론 지금도 꾸준하게 책을 읽고, 쓰는 사람들이 ‘존재’한다.그럼, 아이들은 많이 보고 읽을까?오늘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4살 아이가 처음으로 본인의 소리를 글씨로 옮겨 ‘스마트폰 나 주새요’라고 적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가 없는 나는 잘 모르지만 지금도 유치원과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통해 수업을 진행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부분이 시청각 자료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다양한 형태의 모니터로만 접하는 '글자'는 분명히 눈에도, 마음에도, 생각에도 좋지 않다.누구든지 ‘독서’는 참 좋은 것이라고 알고 있다. 굳이 약 270년 전의 괴테의 말을 인용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혹은 한참 전 우리 인류의 조상 때에도 지식의 전파는 글자 혹은 활자로 전해졌다. 단순히 지식의 전파 뿐 아니라 인간은 활자를 읽는 순간부터 사고의 깊이와 철학의 이해, 소통의 능력 향상, 끝없는 상상력을 자극시키고 확장한다.“생각은 쉽고, 행동은 어렵다. 그러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실제로 괴테가 남겼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 말도 활자로 남겨져 있다.글 읽기 참 좋은 날이니, 지금 당장 손을 뻗어 책을 들고 펴보자. 분명히 손 닿는 거리에 ‘책’이 있다.다시,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