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제는 위의 사진처럼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여러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어느 추적추적 여름비가 오던 그런 날에 증권업계에서 종사 중인 친구에게서 희한한 질문을 하나 받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1억 달러의 뜻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제가 증권업계나 숫자계통의 종사자가 아니지만, 위로 솟아 있는 화살표는 당연히 증가, 상승을 의미하지 않은가?라고 일반인의 시선과 상식의 선에서 되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반응은 일반인인 저나 다른 이들의 상식을 무너 뜨리는 답변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는 마이너스, 즉 감소를 말한다는 것입니다. (OMG)
감소를 나타내는 용어 △
아주 희한합니다. 이건 정말 뭐죠? 점심에 먹은 부대찌개가 아직 소화가 되지 않았는데, 온몸의 신경과 정신을 말똥하게 만드는 질문입니다. 마치 뇌에게 어서 일을 하라고 재촉하듯, 기초대사량을 더욱 끌어 올리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정말인지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질문의 시작이자 출처인 정부부처의 보도자료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특히 감소를 뜻하는 기호가 정말로 △로 표현되어 있는지, 숫자에 예민해야만 하는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를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정말로 그랬습니다. 아래처럼 2023년 6월 20일 게재된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 '23년 1분기 해외 직접투자는 164.9억 달러로 전년 동기비 41.6% 감소' 의 내용을 살펴보면 정확히 표 안에 △로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23년 6월 20일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기획재정부 누리집 제공 표 안의 △ 표시가 보이시나요? 분명히 표만 보면 상승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하단의 설명 글을 읽기 전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알고 보니 10년이 넘도록 이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언제부터 △는 감소를 표현였을까?
이런 표기의 사용이 왜 이런 것인지 그 시작을 찾아봐야 될 것입니다. 나 혼자만 몰랐고, 남들은 다 아는 내용인지, 넓다고 알려진 인터넷의 바다에서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우선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첫 번째인 상식과 일반인의 기준이 되는 백과사전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뿔싸, 사전에 없습니다. 이런 기호 따위는 취급도 안 하나 봅니다. 제가 잘못 찾은 걸까요?
네이버 백과사전 △의 뜻 . 네이버 오픈 백과 캡쳐 유일한
네이버 오픈 백과에서만이 대칭차집합이라는 뜻으로 적혀 있을 뿐입니다. 대칭차집합은 두 집합의 차이를 말하는 표현으로 아래와 같은 다이어그램으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쉽게 말하면, 교집합을 뺀 부분이라는 거죠. 아직 매우 어렵습니다.
밴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한 대칭차. 위키백과 웹페이지 캡쳐문과라서 절대 이해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두 가지의 차이를 말하는 것은 이해를 했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 보죠, 누가 도대체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느냐는 거죠.
이런 의문을 갖게 된 이, 나와 같은 사람이 역시 존재 했습니다. 제가 이상한게 아니었습니다. 이래서 '지구는 넓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명지대 경제학과 김두얼 교수, 조선일보 김신영 기자가 작성한
[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 조선일보의 기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왜 생겼는지 알지도 못한 채 지속되는 일이 적지 않다면서 △ 표현에 대한 사용 이유를 알려줍니다. 주로 사용한 공무원의 답변은
"일하기 시작할 때 이미 그래서 잘 모르겠다" 라고 했다는 것이죠.
역시, 무엇만 물어보면 저의 질문을 피하고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주던 공무원의 답변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모든 공무원분들이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저의 궁금증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뭐 중요하다고, 시간을 들여서 더 깊게 한번 파헤쳐 봅니다.
대문자 Δ, 소문자 δ는 델타, 그리스 문자 중 네 번째 글자
갑자기 심각해졌다고 할까요?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저, 왜 △가 감소를 뜻하는것인지 알고 싶었던 것 뿐인데 말이죠. 아직은 명쾌하진 않지만,
위키백과에 따르면, 대문자 Δ 는 그리스 알파벳의 네 번째 문자로, 페니키아 문자에서 파생되었습니다. 다음을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고 명기가 되어 있습니다.
위키백과 Δ 의 검색 결과. wikipedia.org과연 이게 맞을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만, 정리해서 생각해보면, 차이를 표현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그리스문자 델타에서 유래한 Δ 는 '변화' 또는 '변화량'을 뜻하는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희한한 점은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에서 쓰인 △ 와 그리스문자 Δ는 검색 결과도 생김새도 조금 다르다는 점입니다. 구글 검색이나 사전 검색도 다른 결과 페이지를 보여줍니다. 내 눈에는 똑같지만, 조금은 다른 듯, 아닌 듯합니다. 마치 다 같은 핑크가 아니라며 새먼 핑크와 코럴 핑크의 차이를 말하던 누군가가 생각나기도 하는군요
다시 돌아와서 △가 마이나스, 감소를 뜻하는 배경에 대해
기타 의견도 존재합니다. 1) 경제적의미가 혼합되어 있어서 '-△' '△'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의견 2) '-'에서 볼펜으로 그으면'+'가 되니, 회계 부정을 막으려고 썼다는 배경 3) 누군지는 모르지만 예전부터 그냥 써왔다 등등의 의견이 커뮤니티에서 존재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2014년 국회의원의 질의 과정에서도 해당 기호로 인한 해프닝은 존재합니다.
'SBS [취재파일] "△는 마이너스"…진땀 흘린 신제윤' 기사의 내용입니다.
2014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에서 나온 황당 질문. SBS뉴스 캡쳐 이 문제는 무려 약 10년이 되어가는 통상적인 문제였던 것입니다. 국회의원도 헷갈리는 하락을 나타내는 △ 기호 과연 이거 이거 이래도 되는걸까요?
그럴 수 있다 치고, 왜 △이 감소인가? ▽ 이게 더 감소를 표현하지 않을까?
자! 이제 저의 캠페인에 익숙하신 분들은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라고 하실겁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배경은 대충 알았다. 언제부터인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혹시 정확한 배경을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환영합니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도 되겠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알기 쉽게 하기 위해 기호를 사용하는 거라면 그 이유가 부정을 막고자 함이나, 기호로 보다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함이나, 뭐든지 간에
일반인의 시선과 상식으로 기호도 작성해야 되지 않는가?입니다.
마치 일반인과는 다른 듯, 그들만의 기호로 표현되는 세상은 특권도 아니고 구분도 아닙니다. 그냥 겉치레에 불과할 것입니다.
상승을 뜻한다고 보여지는 △, 하락을 나타내는 ▽, 어떠신가요? 보다 정확하게 보이지 않나요? 그리스 문자에서 시작되어서 ▽은 없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하거나, ▽는 손으로 그리기 매우 어렵다는 이유말고, 배경과 출처도 정확히 알 수 없고, 누구 하나 정확히 설명하지도 못하니, 우리끼리 정해보자는 것입니다.
자! 지금부터, 아니 오늘부터 ▽는 하락, △는 상승으로 우리 정리합시다. 동의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