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드시나요?한국의 배달 시장은 코로나 펜데믹을 맞이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맞이했습니다. '비대면'으로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리트는 배달 시장의 기하급수적 성장과 다양한 배달 문화를 형성하였습니다.
지금도 여러분들은 다양한 배달 플랫폼을 활용하여 몇 번의 간편한 클릭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손쉽게 받으실 겁니다. 이는 배달 플랫폼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소비자가 편리하면 편리할수록 이용률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매력적인 아이템입니다.
우리는 편리합니다. 그렇지만 '배달'이라는 문화 아래 모두가 편리하고 행복할까요?
기사님, 1층에서 만나요 캠페인 시안 예시. 사진=디자인사이디(https://search.idsc.kr/shop/myshop.php?id=1081766702). 그래픽=DOO
배달 시장의 성장은 주춤, 배달 문화의 성장은 한숨
배달 시장 성장 규모 그래프. 통계청 제공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25조678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년 새 3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이죠. 코로나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고,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시행했습니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배달 시장은 최대 호황을 맞이하였고 아침·점심·저녁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사용자들이 배달 앱에 몰려들었다. 배달은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각인이 되었습니다.
물론 현재는 급등한 '배달 가격'으로 인해 배달 플랫폼 온라인 거래액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복잡한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배달 음식을 전달해 주는 라이더 수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배달 시장이 한창 호황이었을 때는 라이더 수도 많아 낮은 단가에도 음식을 배달하려는 이들이 넘쳐났지만, 최근 배달 수요가 급감하면서 이전보다 라이더들의 수도 크게 줄었고 이는 결국 라이더들의 배달 비용 단가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라이더가 줄면 자연스레 소비자들이나 식당 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배달팁’도 늘어나게 되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물가 상승률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배달 단가와 함께 식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식당 점주들 역시 음식 가격을 높일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가격을 인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소비자들의 반발로 이어지지 않게끔 조심스레 가격 인상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파트 음식배달 갑질 유형. 한겨례 제공
배달 문화의 성장은 더욱 한숨만 나옵니다. SNS나 뉴스를 통해서 배달원 갑질 행태에 대한 소식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특히 고가 브랜드의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갑)이 배달노동자(을)를 하대하거나 기본적인 대우조차 하지 않는 현실은 배달 문화의 성장을 저하합니다.
위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아파트단지 안에서 도보로만 배달하라고 요구한 아파트가 81곳 가운데 54곳(66%)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일부 아파트들은 정문 또는 지하 주차장에 ‘오토바이 출입 금지’를 써서 붙여두거나 건물 내부와 가까운 현관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지하 주차장으로만 다니라’고 지시했습니다. 지상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다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느냐는 등의 이유라고 합니다.
29층 배달 사건 뉴스 보도. jtbc '사건 반장' 프로그램 방송 캡처작년 11월에는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아파트 29층으로 찜닭을 배달하였다가 14층쯤의 위치에서 배달 음식을 취소했으니 다시 가져가라는 이른바 '29층 배달 사건'이 주목받았습니다. 배달노동자는 1층에서 29층까지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벅찼지만 음식을 이유 없이 취소시켜 필요하지 않은 노동을 만들게 한 사건.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배달 문화이지만 당연하지 않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현관문에서 도어 오픈을 요청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소비자의 집 앞까지 배달하는 문화. 우리가 편리하게 영위하고 있는 이 문화를 소비자가 아닌 배달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법적 규제의 변화가 아닌 문화의 변화, 즉 캠페인의 영역으로 우리가 배달 문화에 대해서 어떠한 포인트를 제시해야 합니다.
"기사님 1층에서 만나요!" 필자는 '1층에서 만나요' 캠페인을 제안합니다. 본 캠페인은 국내 배달 플랫폼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배달노동자를 위한 처우 개선 방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배달 플랫폼을 통해 결재 방식을 선택합니다. 단지 선택 방안 중 하나로 '1층에서 결재하기'를 클릭하면 참여가 간단히 이루어집니다. 배달 음식이 출발하게 되면 예상 도착시간에 맞춰 1층으로 내려갑니다. 배달노동자가 1층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한 번 더 확인하고 기사님과 마주합니다. 이후의 과정은 평소의 결제과정과 똑같습니다.
1층에서 만나 결재할 수 있게 하는 선택방안 도입. 그래픽=양윤석본 캠페인에서는 주요 결제 수단인 카드를 사용했지만 현금도 마찬가지로 선택 사항으로
넣어둘 수 있습니다.
1층에서 만난다는 그 의미에 중점을 두고자 하였습니다. 해당 배달플랫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달플랫폼의 참여가 이뤄진다면 한층 더 성숙한 배달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1층에서 만나 결재할 수 있게 하는 선택방안 도입. 그래픽=양윤석우리가 당연하게도 현관문에서 기사님을 마주하거나 놓인 음식만을 보고 배달음식을 받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행위이지만 배달 시장과 문화가 성장하는 만큼 우리의 생활문화 또한 성장해야 합니다.
내가 1층까지 가는 행위는 그렇게 큰 노동이 아닙니다. 음식이 빨리 식지도 않습니다. 배달노동자가 소비자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만나러 간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면 어떨까요?
"1층에서 결제할게요." 배달을 영위하는 모두가 한 발이 아닌 '반걸음' 정도 가치지향적으로 누릴 수 있는 문화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