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 팝업스토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팝업스토어는 일명 '팝플레이스'라고 불리며 많은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가 되었다. 넘치는 팝업스토어들은 팝업스토어의 홍수 속에서 홍보하기 위해 성수동 길거리에는 많은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팝업스토어가 1~2년간 수도 없이 많이 늘어나기도 하였고 팝업스토어의 특성상 1달~2달만 운영하고 계속 바뀌기 때문에 우리는 길거리에는 포스터가 없는 부분을 찾기가 어렵다.
다양한 포스터와 젖어서 떨어진 포스터들. 사진=유영재포스터가 홍보를 위해 활용되는 것은 좋지만 너무나 많은 포스터는 길거리를 어지럽게 하고 망쳐놓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포스터의 재질이 종이이기 때문에 쉽게 파손된다. 파손된 포스터들은 이리저리 길거리 바닥에 놓여 있다.
길이 더럽고 어지럽혀지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흔히 깨진 유리창 효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더러워진 거리는 더 쉽게 더러워지기 마련이다. 뿐만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성수동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고 더러운 길거리와 같이 가기 꺼려지는 곳이 되고 말 것이다.
비에 젖어 떨어진 포스터. 사진=유영재
우리는 정해진 질서와 규율이 있다면 그 안에 맞춰 살아가는 정상이 되길 원하지 비정상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규율을 만들고 그
규율을 지키는 사람들이 정상이라는 인식을 주고 싶었다.그래서 나는 '내가 지키는 길거리' 캠페인을 생각하게 되었다. 캠페인은 흔히 붙이는 벽에 포스터를 붙일 수 있는 규격, 틀을 만들고 그곳에서만 포스터를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틀은 쉽게 빼고 넣을 수 있는 비닐 파일 형식으로 하여 비에 잘 젖지도 않고 자주 바뀌는 팝업스토어를 효율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만든 틀이 규율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규율을 지키지 않는 것이 비정상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캠페인의 핵심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비정상의 느낌을 남길 수 있을까?
처음에는 칠판 모양의 틀을 생각하게 되었다. 학교에 다녔던 사람이라면 교실에서 칠판 밖에 무언가를 쓰거나 전달하는 것은 비정상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성수동에 오는 대부분 사람이 젊은 사람이라는 점, 주변에 학교가 많다는 점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더 이 캠페인 자체가 길거리 모습을 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사각형의 선을 만드는 것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 선만으로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문구에 '선 넘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넣게 되었다. 길거리 포스터가 불법이고 더럽다는 것은 알지만 이것이 선을 넘은 것인지 아닌지는 혹은 잘못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가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확히 이 선을 밖으로 나가는 것은 선 넘는 것이 맞다는 확신을 주는 말을 덧붙여 보았다.
그리고 이런 규율을 만든다면 감시해야 할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칠판 밖에는
'선 넘지 마시오. '과 함께 큐알코드를 넣는 것을 생각했다. 선을 넘은 행동을 목격했을 때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면 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큐알코드를 통해 들어가 사진 찍는 방식이다. 큐알코드를 타고 사진을 찍게 되면 장소의 정보를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길거리를 지나는 모든 사람이 이 틀 밖에 포스터를 감시하는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키는 길거리 캠페인 시안. 사진=유영재 항상 유행을 빠르게 변화하지만 언제나 그에 따르는 도덕적이고 부가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은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성수동을 그냥 즐기는 것이 아닌 재미있는 성수를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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