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흑역사' 지워드립니다 : 잊힐권리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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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흑역사' 지워드립니다 : 잊힐권리 서비스

  • 2023-05-26 10: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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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급성장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 잇따라…
디지털 세대의 개인정보 통제권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잊힐권리 서비스' 시범사업 시행

2030세대에게 추억의 공간이자 흑역사의 무덤으로 여겨지는 싸이월드가 2015년, 홈페이지를 개편하던 중 발생한 서버 오류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용자들이 비공개로 설정한 사진과 다이어리 등이 모두 전체 공개로 변경되었다는 항의가 쏟아졌는데요. 이에 싸이월드는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로 서버에 부하가 와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서버 부하로 화면 전환이 느려져 보이는 것일뿐 실제로는 절대 비공개 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지난 2015년 싸이월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용자 항의와 싸이월드측의 해명. SK컴즈 및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싸이월드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은 서버 정상화로 일단락되는듯했지만, 2019년 10월 싸이월드는 스마트폰과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활성화로 웹 서비스를 중단하며 이용자들의 추억 속에 남게 되었습니다.

이후 2022년, 싸이월드가 2년 6개월 만에 서비스 재개 소식을 전하며 싸이월드 앱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잊고 지낸 싸이월드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반가워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든 이용자의 반응이 마냥 긍정적이진 않았습니다. 과거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더불어, 싸이월드에 묻어둔 흑역사들을 갑자기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이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싸이월드 앱이 정식 출시된 후, 사진첩의 사진들을 구경하며 추억에 잠기는 이들도 있지만, 서비스 종료로 인해 손쓰지 못하고 방치해둔 사진들을 급하게 삭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싸이월드는 서비스를 재개한 덕분에 이용자들이 삭제하고 싶었던 사진들을 무사히 삭제할 수 있었지만, 서비스가 아예 종료되었거나 접속 또는 로그인이 막힌 오래된 홈페이지에 남아있는 나의 흑역사들은 어떻게 삭제해야 할까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잊힐 권리 서비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4월, 디지털 세대인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잊힐 권리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이 올린 게시물은 직접 삭제할 수 있지만, 홈페이지나 커뮤니티를 이미 탈퇴했거나 계정정보나 게시물 삭제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경우가 많아 본인이 지우기 어려운 경우가 더 많은데요. '잊힐 권리 서비스'는 어린 시절 인터넷에 올린 게시물을 삭제하고 싶은 아동·청소년이 해당 게시물을 지우거나 가림 처리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입니다.

아동 청소년 잊힐권리 시범사업 주요 내용, <제공=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게시판 운영 사업자에게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 요청해 타인이 게시물을 못 보게 할 수 있지만, 아동·청소년은 방법을 모르거나 신청 경로가 복잡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만 24세 이하 국민이라면 누구나 '잊힐 권리 서비스'를 통해 편리하게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개인정보 포털 내 서비스 신청 페이지에서 만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시기에 게시했으나, 현재는 삭제를 희망하는 게시물 주소(URL)와 자기 게시물이라는 걸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첨부해 신청하면 정부가 정보 주체를 대신해 해당 사업자에게 접근배제를 요청합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아동·청소년들이 정보 주체로서의 기본적 권리인 개인정보 통제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내 흑역사를 학습하고 확산하는 AI

최근 챗GPT를 주축으로 AI 기술 및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며, 개인정보 침해 문제는 더 이상 소수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온라인 어딘가에 남겨놓은 정보를 학습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하는 AI가 존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법무법인 태림이 진행한 "이루다AI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집단소송" 프로젝트. 화난사람들 홈페이지 캡처
챗GPT가 등장하기 전, 국내에서 챗봇 서비스를 제공한 열린 주제 대화형 인공지능 (Open-domain Conversational AI) '이루다' 역시 개인정보 유출로 약 400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속출하며, 결국 집단소송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는 개발사 스케터랩이 ‘연애의 과학’, ‘텍스트앳’ 등 기존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카카오톡 대화를 대화 당사자 모두의 동의 없이 수집해 AI에게 딥러닝 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입니다.

이루다가 오락성 대화 내용뿐 아니라 특정 개인의 주소나 실명, 계좌번호 등이 여과 없이 노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용자를 비롯한 네티즌들로부터 질타가 쏟아졌고, 스케터랩은 이루다의 데이터베이스를 전량 폐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폐기하면 이루다가 가지고 있는 개인정보는 사라지지만, 이루다가 어딘가에서 수집한 나의 개인정보는 여전히 그곳에 남아있는 것이죠.

이렇게 AI 기술의 빠른 성장으로 장점과 함께 피해 또한 잇따르며, 지난 2월 21일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AI 기업들의 알고리즘을 제출받아 개인정보 침해 여부와 시정 사항을 검토할 수 있게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이 대표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AI가 정보를 학습하고 데이터를 확산시키는 속도에 비해, 우리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줄 법과 제도가 개정되고 새로 만들어지는 데는 훨씬 오랜 시간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법적으로 AI 분야에 특화된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안정적인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스스로 개인정보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정보를 지키는 자기만의 방법이 있다면 다른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공유해 주세요.
여러분은 개인정보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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