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오래 쓰고 있는 물건을 소개해주세요 ! :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해야 유지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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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래 쓰고 있는 물건을 소개해주세요 ! :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해야 유지되는 사회

  • 2023-05-26 10: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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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화의 개념을 통해 바라보는 소비
소비와 환경, 그리고 생태 위기
당신의 오래된 물건을 소개해주세요! 캠페인


"네 고객님 24,500원입니다. 감사합니다"
"네 손님 다해서 84,500원입니다. 카드 앞쪽에 꽂아주세요"


저는 하루도 빠짐없이 거의 매일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기술적 진부화"라는 개념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성장사회에서 소비와 생산, 즉 우리의 구매를 통해 끊임없이 갱신되는 제품들의 죽음 덕분에 성장과 소비의 사회가 목숨을 이어가는 것이라는 새로운 관점이 생겼습니다. 


진부화의 정의
진부화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 진부화 : 개선을 가져오는 기술적 진보 때문에 설비가 구식으로 전락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증기기관차는 마차를 구식으로 밀어냈고 발판 재봉틀은 전기 재봉틀에 의해 밀려났습니다. 

 © randyfath, 출처 Unsplash. 
2. 심리적 진부화 : '은밀한 설득' 즉 광고와 유행에 의해 제품을 구식으로 만들어 버리는 방식입니다.

© josephyates_, 출처 Unsplash, 
3. 계획적 진부화 : 인위적으로 수명을 단축하거나 결함을 삽입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프린터에 인쇄매수가 1만8000장이 넘으면 자동으로 작동이 중단되게하는 마이크로 칩을 삽입하는 형태입니다.

이렇게 진부화의 개념에 대해 알게되니 두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과연 내가 사야 해서 샀을까? 왜 버려야만 했을까?



인간의 본성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소비의 형태 
과시적 소비 형태를 명품 소비를 나타내는 '스놉효과(snobeffect)'와 상류층의 소비형태를 닮아가는 '전시 효과(demonstration effect)'를 통해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시소비의 형태는 왜 그토록 인간이 계획적 진부화에 취약한지 왜 결국 심리적 진부화가 쉽게 성공을 거둘 수 밖에 없는지 설명해줍니다.

"유행, 비교, 소비" 

앞서 제가 떠올랐던 질문 중 하나 과연 내가 사야해서 샀을까?에 대한 답변은 계획적 진부화가 지닌 인간 본성의 형태에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인간 사회에서는 인류학적 차원, 곧 과시하는 기쁨, 소비와 낭비를 즐기는 성향등을 지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세계 행복 지수 1위인 국가 "부탄"이 sns가 발달된 이후 이 행복 지수가 급락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보도는 인간이 타인과의 비교에 얼마나 취약 한지를 직접적으로 설명해줍니다.

© gabriellefaithhenderson, 출처 Unsplash 
소비도 행복 지수 사례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옷을 구매한 뒤 sns상의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옷을 구매하는 버릇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 체제는 이 시스템의 가장 하위 계층인 소비자의 욕망을 부추기고 생성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심리적 진부화에 취약한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의 두번째 질문  왜 버려야만 했을까? 답은 계획적 진부화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antilumen, 출처 Unsplash
1881년 에디슨이 만든 최초의 전구는 수명이 1천 500시간에 달했습니다. 또한 1920년대 생산된 전구의 평균 수명은 2천 500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리는 전구를 얼마나 자주 가나요?

이러한 현상의 내막에는 전구의 수명을 1천 시간으로 약속하는 '푀부스 카르텔', 대기업들의 담합이 있었습니다. 

계획적 진부화는 자연 자원의 낭비와 쓰레기의 범람이라는 중대한 생태적 문제를 야기합니다. 



소비와 환경, 그리고 생태 위기
혹시 아프리카 쓰레기산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가나의 의류물 폐기 현장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는 모습 - 호주ABCnews유튜브화면캡쳐
이는 세계 패션 중독의 어두운 면을 보여줍니다. 버려지는 옷은 기부라는 명목으로 서구 아프리카에서 썩어가는 직물 산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폐기물이 환경적 재앙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수입된 패션 아이템 중 60%가 재 사용되고 재 판매되지만, 40%는 쓰레기가 되어 이 가난한 나라에 환경적 재앙을 초래합니다.  저렴하고 빠른 소비의 패션이 세계를 넘치면서, 가나에 도착하는 옷의 품질은 점점 나빠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직물 폐기물 처리장이 현재 가득 찼기 때문에 도시 주변에 규제되지 않은 폐기물 처리장이 있습니다. 이 악취 나는 옷 산은 종종 불에 타고 있어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쓰레기 처리 문제는 아프리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나라들이 이미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고역을 겪고 있습니다. 

공장 설비, 가전제품, 모든 종류의 소비재를 점점 더 빨리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함에 따라 직접적으로는 재생 불가능한 원료가 고갈 되고 있으며 간접적으로는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쓰이고 있습니다. 



당신의 오래된 물건을 소개해
주세요! 캠페인
그냥 사야 해서 사고 버려야 해서 버리는 시각을 조금만 넓혀 거시적으로 어쩌면 필연적인성장 사회에서의 소비와 생산의 개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게 있으면 당장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무감각한 인간의 태도에서 벗어나, 우리의 조상들이 물건 하나하나를 오래 쓰려 노력했던 것처럼 피조물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1,2년 빨리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물건이 있으신가요?

제 지인은 실제로 자전거를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또 스피커를 부모님 결혼하실 때 부터 18년 남짓 사용하고 있는 분도 계셨습니다. 

점점 더 빨리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회 속에서 환경과 미래를 위해 조금은 느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수명이 정해져 있는 물건에 애정을 갖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아쉬움 없이 사고 내다 버리는 태도의 변화는 필요합니다. 


 


자신의 애정이 있는 오래 사용하는 물건을 SNS에 공유하는 캠페인입니다. 
소비자의 이러한 움직임은 필연적이라고 여겨지는 계획적 진부화에 관한 문제 인식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성장 사회 속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소비자가 되길 동참해주세요 !

참고 : 낭비 사회를 넘어서 (세르주 라투슈) 
종료

NOON과 함께 눈 굴릴 사람을 찾습니다.당신의 응원과 지지로 함께해주세요.

저도 이 캠페인을 응원합니다.

당신은 이 캠페인의 눈사람입니다. 함께 눈 굴린 눈사람 3명 캠페인 진행 기간 : 2023-05-21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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