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혈액원의 헌혈 권유 문자. 사진=신재훈최근에 헌혈 권유 문자를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혈액 보유량이 부족한 상황이면, 기증자에게 상품을 추가로 증정하거나 홍보 문자를 보내 헌혈을 권유합니다. 헌혈을 해보신 분들은 어떤 이유와 경로로 헌혈을 해보셨나요?
대가를 바라지 않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 상품이나 봉사 시간 혹은 가산점을 위한 일회성 헌혈일 것입니다.
헌혈에 대한 줄어드는 관심
2015년~2022년 헌혈 관련 통계. 통계청 제공대한민국은 2015년 이후 2022년까지
총헌혈실적과 헌혈률, 헌혈자 실 인원수 모두 하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구가 약 백만 명이 늘어났음에도 지속적인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어 더욱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헌혈을 하지 않을까요?
2021년 헌혈 인식 조사. 보건복지부 제공.
건강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 채혈 과정 후 불편함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헌혈 문진에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하시나요?
-남성 체중 50kg 이상, 여성 체중 45kg 이상
-아스피린 복용 후 3일 경과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제(주사 포함) 1주 경과
-탈모증 및 여드름 치료제 복용 후 4주 경과
-손 습진 치료제 복용 후 1개월 경과
-1개월 이내 감기 이외 질병 진단 및 치료, 시술(내시경, 조직검사, 레이저), 외국 여행 이력 없음
-6개월 이내 사마귀 및 점 제거, 피어싱, 침술, 부항 이력 없음
-1년 이내 입원, 수술, 예방접종, 불특정 이성 혹은 남성과의 성접촉
헌혈 제한 조건의
일부분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셨던 것들은 몇 개나 되시나요? 헌혈을 할 수 있는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시간을 내서 헌혈을 하러 갔지만,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면 차후에 시도할 의향은 꺾이기 마련입니다.
영화 속 히어로만 목숨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헌혈은 누군가의 목숨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엄격한 조건이 필요합니다. 환자의 생명을 위해서 이러한 조건을 완화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헌혈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키기 위한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Missing Type 캠페인에 동참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인스타그램 제공.2016년 8월 15일, 전 세계 21개 국가에서는 'Missing Type' 캠페인이 진행되었습니다. 캠페인에 동참하는 이들은 거리의 간판과 기업의 로고에서 의도적으로 혈액형을 대표하는 알파벳
'A, B, O'를 생략하였습니다. 이러한 간판과 로고를 통해 사람들은 헌혈의 필요성을 일상에서 보다 쉽게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 NHS Give Blood는 TV 광고를 통해 헌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광고에서 사람들이 배달받는 것은 음료가 아닌 '
혈액'입니다. 매일 700명의 헌혈자가 필요한 영국의 현실을 배달이라는 소재로 대중들에게 전달하였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대만의 타이베이 101빌딩 앞에서 합창단원들이 캐럴을 부르고 있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던 중, 멜로디가 바뀌고 심폐 정지음이 나옵니다. 심정지 상태를 겪은 우리의 이웃은 크리스마스에도 존재하기에,
헌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이런 참여 독려 캠페인뿐만 아니라, 한 번의 헌혈 경험이 지속적인 헌혈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브라질의 Santa Casa 병원은 헌혈 독려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혈액을 뽑은 뒤 붙여주는 반창고에는 QR코드가 붙어있습니다. 헌혈 후 잠깐의 대기 시간 동안 해당 QR코드를 촬영하면,
혈액을 전달받은 이들이 감사함을 표하는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혈받은 이들이 나와 감사를 표한다면, 헌혈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Master's thesis: American Red Cross IMC Campaign Proposal. Slideshare 제공
미국 적십자는 학생들과 협업하여 기증자와 수혈받은 이들을 연결한 포스터를 제작하였습니다. 수혈자에게 동의받아 이러한 포스터나 카드를 제작하여, 특정 횟수 이상을 기증한 이들에게 전달해준다면 상패와 훈장만큼의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6월 14일: '세계헌혈자의 날'
광운대학교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헌혈 관련 글. 사진=신재훈6월 14일은
'세계헌혈자의 날'입니다.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Everytime)에서 지정헌혈이 필요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3개월에 한 번 할 수 있는 전혈은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혹시 모를 헛걸음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적십자 홈페이지에서는
헌혈 전자문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종강 이후, 가까운 헌혈센터를 방문하여 헌혈을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