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돌봄청년, 가족을 누가 돌보나요(Who Cares)? - 제가 돌봅니다(I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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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돌봄청년, 가족을 누가 돌보나요(Who Cares)? - 제가 돌봅니다(I Care).

  • 2023-05-03 13: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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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돌봄청년을 아시나요? 2022년 대한민국 가족돌봄청년 실태 조사 결과 발표
부모-자녀 역할이 역전된 청소년들에게 지워진 돌봄의 무게 나눠야
영국, Who Cares 캠페인, 연극 투어 통해 영국 전역의 영 케어러 발굴, 지원

가족돌봄청년 정책용어 풀이. 대한민국정부 대표 블로그 캡쳐

2023년 4월 26일 대한민국 정부는 처음으로 2022년 가족돌봄청년(영 케어러, young carer)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가족돌봄청년이란 중증 질환이나 장애, 정신 질환 등을 겪고 있는 가족을 돌보거나 그로 인해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13~34세의 사람들을 뜻합니다. 

이들이 1주일 평균 21.6시간을 할애하여 가족을 돌보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기간은 약 4년(46.1 개월)에 육박합니다. 어린 나이에 가족에 대한 돌봄 부담으로 또래들의 평범한 일상을 포기하고, 본인의 미래를 준비할 시간이 없는 가족돌봄청년들이 느끼는 삶에 대한 불만족도는 일반 청년 대비 2배 이상, 우울감은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가족돌봄청년, 주당 21.6시간 가족 돌본다

- 근거 기반 정책 마련을 위해 가족돌봄청년 돌봄 현황, 삶의 질, 복지 욕구 등 정부 최초 실태조사, 상반기 중 지원사업 계획 발표 예정 -
- 평균 돌봄기간 46.1개월, 중증질환·장애·치매 등 가족 책임져 -
- 일반 청년 대비 불만족 2배 이상, 우울감 7배 이상 - 

 보건복지부  : 보도자료 



대한민국 가족돌봄청년을 찾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영 케어러'에 대한 용어가 낯선 이유는 우리 주변에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가족부양청년을 마냥 효자, 효녀로 치부해오며, 당연한 가족 내 의무처럼 받아들였던 상황에서 이제 막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가족돌봄청년은 아픈 부모나 조부모를 대신해 가사 노동을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투약에서 부터 통원, 용변과 식사 보조, 집안일등을 수행하다보니, 학업에 소홀해지며, 돌봄, 생계, 의료, 학습 등의 부담을 어린나이에 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늦게나마, 가족돌봄청년을 발굴, 지원하고자 2022년 부터 조사, 발굴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홀어머니의 실직과 암 투병으로 인한 생활고 및 본인의 학비까지 마련해야하는 상황에 놓인 A씨,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간병하느라 취업은 물론 결혼까지 포기하게 된 B씨 (가족돌봄청년 사례) 

서울시 -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최근 서울시에서도 첫 실태조사에서 2,988명이 설문에 참여해 가족돌봄청년 900명을 발굴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보건복지부의 경우, 응답자의 자발적 참여에만 의존한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의 실태조사였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단 810명의 가족돌봄청년들을 찾아낸 것에 비해 서울시는 종합병원, 동주민센터, 복지사례관리대상자,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학교 등 대상자가 있을 만한 곳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보다 많은 가족돌봄청년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에서도 2023년 7월부터 도내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합니다. 


현실적 어려움에 지친 가족돌봄청년


이렇게 지자체마다 가족돌봄청년을 찾기 위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2021년 대구에서 발생한, 22살 청년이 간병의 현실적 어려움에 지쳐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한 사건이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아직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할 청소년들에게 맡겨진 가족 돌봄의 과중한 부담에 대한 반성으로 이들에 대한 국가적 지원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영케어러(가족돌봄청년)의 인식은 매우 미흡합니다. 

이번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초등생인 가족돌봄청소년들의 숫자가 적지 않음에도 13세 미만의 아이들이 제외된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보건복지부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개요. 보건복지부제공

많은 가족돌봄청소년들이 정기적으로 학교를 결석하고, 가족돌봄 역할 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못해 일반적으로 중등 학교에 가서야 자신의 가정 생활이 친구들의 생활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등 자신이 영 케어러인 줄도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이가 더 어린 아이들일 수록 인식과 정보의 부재로 그나마 존재하는 국가의 지원과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Who Cares 연극 포스터, 제공 = whocarestour.org.uk
영국에서는 영 케어러의 범위를 18세 미만의 청소년들로 한정하고 있는데도 그 숫자가 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역시 장애, 질병, 정신 건강 상태 또는 약물/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가족 구성원에게 무급으로 간병을 제공하고 있으며 식사 준비, 예산 관리 및 처방전 수령과 같은 실용적인 작업에서 가족을 위한 개인 관리 및 정서적 지원 제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책임을 떠맡고 있습니다. 



영 케어러의 삶에 대한 연극

2016년 탄생한 영국의 <Who Cares> 캠페인은 영 케어러들의 목소리를 증폭하기 위해 극단 LUNG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연극을 활용합니다. 4명의 영 케어러들의 이야기를 자신의 말과 경험을 사용하여 들려주는 Who Cares 투어 캠페인은 2017년부터 2019년 동안 숨겨진 영 케어러들을 찾기 위해 영국 전역의 33개 이상의 학교, 커뮤니티 공간, 극장 등에서 순회 공연을 실시해 약 200명의 영케어러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우리는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일을 할 뿐입니다.

Who Cares 캠페인으로 전국의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었고, 지속적으로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발굴과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숨겨진 영 케어러를 찾아낼 뿐만 아니라 이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대중이 이 영 케어러들이 다른 10대들과 절대적으로 똑같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도 캠페인의 주요 목표입니다. 

캠페인은 이 연극을 통해 영 케어러들이 자신을 식별하고, 주변의 어른들과 또래들이 이들이 직면한 현실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많은 영 케어러들이 교사와 동료 학생들이 자신들의 삶과 가정 상황을 더 잘 이해했다면 학교에서의 시간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고 토로합니다. 영 케어러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을 때 이들의 수치심과 고립감은 더욱 심해져 결국 학교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영 케어러들에게 학교는 유일한 휴식처이자 집안에서 받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시간입니다. 영 케어러에 대한 학교의 인식과 지원이 그들의 교육 경험, 자신감 및 자존감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영케어러들이 하는 일, 제공 =whocarescampaign.co.uk


* 영 케어러(가족돌봄청년)가 짊어져야 하는 책임

   ▷ 식사 준비, 집안 청소, 장보기 등 가사 활동
   ▷ 자세 바꿔주기, 목욕, 이동 등 신체적 돌봄
   ▷ 함께 시간 보내며 대화하는 것과 같은 정서적 지원
   ▷ 옷 갈아입히기, 용변 보조, 식사 돕기 등 개인 관리
   ▷ 가족 예산 관리 및 처방전 수집
   ▷ 병원 동행, 처방전 처리, 약 먹이기
   ▷ 의사 소통 돕기
   ▷ 형제자매 돌보기...




영 케어러에 대한 인식 확산과 지원이 시급합니다.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성인의 역할을 하며 가족을 돌보는 것은 정서적인 문제 뿐만이 아닌, 그들의 교육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삶의 기회조차 갖기를 포기하게 만듭니다. 

영 케어러의 삶의 혹독함을 이해하고 그들이 자신을 돌보고 성취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정서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이들이 교육에서 배제되지 않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학교에서는 취약한 청소년들을 잘 살펴 자신의 필요에 대한 평가와 기본 수준의 지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들의 대한 발굴과 지원이 보건복지부와 대한민국 정부의 말 "가족을 돌보는 청년, 국가가 함께 돌보겠습니다" 처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되길 바랍니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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