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소재 초등학교 앞, 등교하는 아이들 맞은편에서 흡연 중인 남성. 사진=정원빈위 사진은 평일 오전 8시 40분경 초등학교 앞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등교를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아이들과 불과 5m도 되지 않는 거리의
‘통학로 금연 구역’에서 흡연 중인 남성이 보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너무나도 무방비하게 흡연의 현장에 위치한 것입니다.
많은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흡연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교문을 기준으로 금연 구역을 확장 시키고 있습니다. 학교 주변 통학로를 아예 금연 구역으로 만든 사례도 여럿 존재합니다. 그러나 금연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등굣길 앞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통학로 금연 구역에 버려진 담뱃갑, 담배꽁초, 침을 뱉은 종이컵, 라이터. 사진=정원빈금연 구역이라는 스티커가 무색할 정도로 현장에는 흡연으로부터 비롯된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상표가 보이는 화려한 담뱃갑과 바닥에 떨어진 수많은 꽁초가 아이들에게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공공질서 준수 수준(금연 구역 준수, 13세 이상 인구). 자료 통계청. 그래픽=정원빈2022년 행해진 공공질서 준수 수준 조사에 따르면 ‘금연 구역을 준수하느냐’는 질문에 54.9 % 만이 ‘잘 지킨다’고 답했습니다. ‘지키지 않는다’ 혹은 ‘보통이다’라고 답변한 사람들은 45.1%에 달했습니다.
금연 구역 내 흡연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일상 중에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래픽=정원빈위의 점검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통학로 흡연 문제는 수년 전부터 대두되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여러 학교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학교 앞 금연 캠페인을 전개하고, 금연 구역을 넓혀가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래도
‘필 사람은 핀다’는 현실이 씁쓸함을 자아냅니다.
#여기 제 자리에요! 캠페인
자리 바꾸기 캠페인 '#여기 제 자리에요!' 포스터. 그래픽=정원빈그래서 저는 자리 바꾸기 캠페인을 제안합니다.
‘자리 바꾸는 날’을 교실이 아닌 등굣길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학창 시절, 한 달의 운명이 걸린 행사인 자리 바꾸기는 모두 경험해 봤을 것입니다.
그 누구도 앉던 자리에 다시 앉을 수 없다는 규칙을 내세워 흡연자들이 차지하고 있던 학교 앞 등굣길을 학생들의 자리로 바꿔 되찾아 오는 것입니다.
자리 바꾸기 캠페인 '#여기 제 자리에요!' 활동 예시. 그래픽=정원빈캠페인 진행 방식은 이렇습니다. 흡연자가 몰리는 통학로 지점에 책상과 의자를 비치하고, ‘여기 제자리에요!’라는 문구와 함께 금연 구역의 반경, 가까운 흡연장의 위치를 표시하는 포스터를 부착합니다.
교실 밖에 어색하게 나와 있는 책걸상을 본 흡연자들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어 포스터로 하여금
"자리가 바뀌었으니 다른 곳으로 흡연 장소를 옮겨달라" 요청하여 지금 서 있는 공간은 금연 구역인 통학로이고, 이곳의 주인은 아이들임을 인지시켜 주는 방식입니다.
어린이의 입장에서 말하는 ‘여기 제자리에요’라는 문구는 수용자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고 걱정 없이 꿈을 키울 시기를 떠올리며 흡연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들로에게서 멀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캠페인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여러분에게 당부하겠습니다.
지정된 흡연 구역에서의 흡연을 권장해 드립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담배는 해롭습니다.
자리 바꾸기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이 저들만의 즐겁고 활기찬 등굣길을 되찾아 오기를 기원합니다.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BS M&C노컷뉴스 X 공공소통연구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