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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ry For Help' 캠페인 전광판. 홈페이지 'Saatchi & Saatchi' 캡처
무시할 수 없는 아이의 울음소리

지난 3월 런던의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서 공기를 찢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바삐 발걸음을 옮기다가도 멈춰서서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쳐다본다. 그들의 시선이 닿은 곳은 ‘We can’t ignore the childcare crisis any longer(더 이상 육아 위기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고 써진 한 전광판이다. 


지난 3월 3일부터 19일까지 영국 전역에서 이루어진 이 캠페인은 임산부 지원 자선단체 Pregnant Then Screwed와 광고 대행사 Saatchi & Saatchi가 함께 진행한 ‘A Cry For Help’ 캠페인이다. 

Pregnant Then Screwed는 3월 19일 영국 어머니의 날에 맞춰 의회에 육아 비용 지원을 촉구하는 4만 2328명의 서명서를 전달하려고 했고, 그 전에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의 심리학 교수와 협업해서 사람들이 정서적, 신체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는 소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울음소리는 도움을 요청하는 외침이고,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다. 이번 캠페인을 담당한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Franki Goodwin은 이렇게 말했다.

“이 캠페인의 핵심은 무시할 수 없는 질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아기가 우는 동안은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없으며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이의 울음소리에 주목하게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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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gnant Then Screwed. 홈페이지 'Pregnant Then Screwed' 캡처

관심이 향해야 하는 명확한 지점을 짚어 주다

‘A Cry For Help’에서 눈여겨볼 점은 시기적으로 아무 상관 없는 날에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성명서를 전달하기 전 약 2주 동안 캠페인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인식 개선 차원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3월 19일 어머니의 날에 있을 성명서 전달 때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하게 했다.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었을 때 그 성명서는 4만 2328명을 넘어 수십만 명의 힘을 얻은 성명서가 되는 것이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저출산’일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출산율은 0.78 명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1명 아래의 출산율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국가가 알아서 해결하기를 바라고, 심지어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도 한다. 부모들의 육아 환경이 어떤지, 출산 후의 여성의 삶이 어떤지 깊게 알고자 하지는 않는다.

전국 출생/사망자 수 및 합계출산율. 그래픽=김성기 기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항해야 한다. 

‘A Cry For Help’는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진행됐다는 점, 국가에 육아 비용 지원을 촉구하는 실천을 했다는 점에서 문제에 적극적으로 저항한 사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문제를 문제로 바라보고, 현실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여러 캠페인이 생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