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급증하는 동시에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도 관심 가져야. 그래픽=PHSS 어느덧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사뭇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데요.
4월의 시작과 동시에 야구팬들의 마음속에도 설렘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41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프로야구(KBO)의 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춤하던 관중 수는 2022년에 다시 코로나 이전과 비슷한 수치까지 올라왔습니다.
실제로 4월 1일 예정된 개막전이 열리는 5개 구장은 이미 전석 매진으로 여전한 야구 열풍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안정화 등을 이유로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가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프로야구 시즌별 총 관객수 |https://www.koreabaseball.com/History/Crowd/GraphYear.aspx 관객 입장이 시작되고 취식이 가능해지면서 코로나 이후 조용하던 경기장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야구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치맥’부터 다양한 먹거리들을 먹으면서 KBO 특유의 응원 문화까지 예전의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이죠.
하지만
경기의 화려함과 재미 이면에 존재한 어두움 역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지난 3월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시범경기가 끝나고 난 이후의 야구장 쓰레기통의 모습입니다. 분리수거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남은 음식물들도 함께 버려져 있었습니다. 분리수거를 유도하게끔 쓰레기통을 설치해놨지만, 편리를 위해 한꺼번에 버리는 관객들이 대다수였던 것이죠.
지난 3월 26일(일) 두산과 삼성의 시범경기 종료 직후의 잠실야구장 쓰레기통. 사진=PHSS
쓰레기통에 수북하게 쌓인 봉투 속에는 먹다 만 음료가 들어있는
플라스틱 컵, 음식물 쓰레기, 일반 쓰레기 등이 모두 뒤섞여 있습니다. 잠실야구장 청소 용역 업체에 따르면, “
경기 중에도 근무자들이 주기적으로 돌아다니며 쓰레기통 내에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다”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적게는 몇천 명, 많게는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시작하면 이를 관리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이날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쓰레기통이 가득 차다 못해 흘러넘칠 지경이라 분리수거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는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쓰레기통의 개수를 늘리거나, 크기를 키웠으면 좋겠다는 요구들도 쉽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인 해결 방안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프로야구의 관중 수가 제일 많았던 2016~2017년에는
야구장 폐기물 발생량이 연 2203톤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국내 전체 스포츠시설 폐기물 발생량(6176톤)의 35.7%에 이릅니다.
실제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야구장에서만 배출이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야구장에서 소비되는 쓰레기를 줄일 방법은 없는 걸까요?
일회용기 대신에 다회용기에 떡볶이와 오뎅 등 간식을 받아 든 모습. 서울시 제공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야구장에서 ‘다회용기 사용 캠페인’을 제안합니다. 실제로 서울시와 잠실야구장을 사용하는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는 잇그린, 효성화학 등과 민관협력으로 '제로웨이스트 서울 조성을 위한 잠실야구장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8월 16일부터 잠실야구장에서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10월 25일까지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시범사업을 운영한 A 업체에 따르면, 약
11만 명의 야구팬이 다회용기 사용 캠페인에 동참했고, 약 5.5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했습니다.
작년 시범사업 기간에 직접 방문해본 결과, 잠실야구장에서는 손쉽게 이를 이용하고 반납할 수 있었으며 별도의 보증금 없이 실시한 다회용기의 회수 방법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커다란 안내 입간판과 안내 직원이 회수 박스 옆에서 반납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으며 반납함은 관객들의 시선에 닿을 수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잠실야구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반납함. 사진=PHSS 2022년 잠실야구장을 자주 찾았다는 강지윤(23) 씨는
“환경보호라는 공통의 목표에 동참하는 기분이 들어 뿌듯하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번 시범사업은 ‘편리함’을 강화해 거부감을 없앴습니다. 입점해있던 업체들 모두 동일한 용기를 사용하여 반납의 과정을 쉽게 줄였으며 세척 등 현실적으로 업체에서 진행하기 힘든 부분은 다양한 협력업체를 통해 점주들의 비용 부담을 확 줄여주기도 했습니다.
다회용기 관리라는 일이 줄어드니, 업무적 부담도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입니다.
작년에 이루어진 시범사업은 야구장뿐만 아니라, 스포츠 시설 내에 다회용기 사용을 위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다회용기 회수율이 85%에 그친 점과 몇몇 업체, 일부 관객들의 미적지근한 반응 등 문제점 역시 존재합니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소비되는 일회용품의 사용에 경각심이 꼭 필요한 때입니다.개막과 함께 뜨거워질 야구 열기에 ‘제로웨이스트’를 향한 열정도 함께 불태울 제도와 인식이 하루빨리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도 다회용기를 활용하여 세상을 지키는 걸음에 함께해보는 건 어떨까요?#플레이베이스볼 #플레이제로웨이스트 #야구장에선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