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헬스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운동을 한 뒤 텀블러에 물을 받아 마시려 하는 순간,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수많은 종이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누군가가 한 번의 편의를 위해 잠깐 사용한 종이컵이지만, 단 한 번의 편의를 위해 사용된 종이컵이 셀 수도 없이 많이 쌓여 있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자원이 낭비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당혹스러웠습니다.
일회용 종이컵으로 가득 찬 쓰레기통, 개화산역 인근 헬스장 모습. 공공소통연구소 정일훈 이는 비단 헬스장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시험 기간 대학교 도서관 쓰레기통에는 커피를 마시고 남은 컵이 무더기로 쌓여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회용 컵 쓰레기의 경우, 먹다 남은 액체 찌꺼기가 있어 청소가 불편하고 남은 음료가 바닥에 고여 악취가 생긴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편의를 위해 무심코 쓰고 버린 일회용 쓰레기로 인해 다른 사회 구성원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는 상황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일회용 컵으로 가득 찬 대학교 강의실 앞 쓰레기통. 공공소통연구소 정일훈순간의 편의를 위해 무심코 버려진 생활 폐기물의 양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2019년, 환경부는 61억 개의 일회용 종이컵과 220억 장의 일회용 비닐 봉투가 매년 버려지고 있으며 무심코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경고하였습니다.
또한 환경부에서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439kg에 달합니다.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7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이로 미루어 보았을 때, 향후
1인당 생활 폐기물 발생량은 이전에 비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1인당 생활 폐기물 발생량 통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환경부), 장래인구추계(통계청), 국가지표체계 제공
2015년 기준 일회용 종이컵 사용량은 61억 개, 2017년 기준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량은 220억 장 가량 버려지고 있다. 환경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2019년) 제공
너무나 무거워져 버린 쓰레기의 무게, 이제는 감량해야 할 시간캠페인 저널리즘 [눈]에서는 생활 폐기물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자체 기획 캠페인
“TW(Trash Weight)”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1인당 생활 폐기물 발생량이 439kg’라는 사실을 글로만 접하였을 때는 그 무게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439kg라는 무게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TW = 1인 생활 폐기물 발생량. 그래픽=정일훈웨이트 트레이닝에는 1RM, 1BW 과 같이 특정 무게를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가 존재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1인 생활 폐기물 발생량인 439kg를 ‘1TW’라는 단위로 지정하고자 합니다. 1TW의 무게 단위는
1인 생활 폐기물 발생량에 따라 결정되므로 폐기물 발생량이 많아지면 1TW의 무게도 증가하며, 반대로 폐기물 발생량이 감소하면 1TW의 무게도 줄어듭니다.
'439kg'는 결코 가벼운 무게가 아닙니다. 역기를 각각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동작으로 들어 올리는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을 ‘3대 운동’이라 부르는데, 이 3대 운동 중량의 합이 500kg를 넘는 것은 아주 강력한 신체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 아니면 어려울 정도로 무거운 무게라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3대 운동 중량의 합이 439kg 이상인 경우 상당한 운동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1TW’라는 단위는
운동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의 기능을 함과 동시에 대중에게
생활 폐기물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습니다. 1TW만큼의 무게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목표치로서 충분히 동기부여가 가능한 수치입니다.
이와 동시에 1TW만큼의 무게를 직접 들어보며 그간 무심코 버려왔던 쓰레기의 양이 혼자서 감당하기에 버거울 정도로 무겁고 많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거리 리프팅: 직접 들어보면 어떨까?더불어, 1TW 프로젝트를
‘거리 리프팅’과 결합한다면 캠페인의 확산 효과가 더욱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거리 리프팅이란 길거리에 무거운 무게의 역기를 설치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볼 수 있게 하는 이벤트이며, 들어 올린 무게만큼의 상금이 지급되기도 합니다. 이 거리 리프팅 콘텐츠는 헬스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유튜브와 틱톡 등지에서 유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거리에 1TW 무게를 체험할 수 있는 역기를 설치한 뒤 3대 운동을 진행하며 1TW에 직접 도전해 보는 거리 리프팅 이벤트를 진행한다면, 운동에 크게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도 생활 폐기물 배출량의 심각성에 대하여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한 번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버려진 작은 일회용 폐기물들이 모여 결국 태산과 같은 TW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번 TW 캠페인을 통해
무심코 버려지는 생활 폐기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경각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1TW, 여러분은 들어 올릴 수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