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30일, OpenAI에서 챗GPT 베타 버전이 공개되었다. 챗GPT는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 GPT-3.5 언어기술을 기반한 인공지능 챗봇이다. 인공지능의 첫 검색모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며 그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서비스이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이다.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를 사용하며 사전 학습을 통해 언어 이해 능력을 갖춘다. 2018년 GPT-1 출시 이후, 2019년 GPT-2, 202년 GPT-3에 이르기까지 버전을 높이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버전에 따라 다른 점은 매개변수를 통한 강화학습인데, GPT-3가 6학년 같다면 2023년 3월 14일에 출시한 현재까지의 최신 버전 GPT-4는 똑똑한 10학년 수준이라고 한다.
GPT-4를 출시하며 OpenAI는 미국 내 약 19%의 노동자들은 최소한 50% 이상의 업무가 챗GPT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Large-Language Models)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 노동 인구의 80%가 최소 10% 이상의 업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OpenAI사 홈페이지 캡처챗GPT에 호들갑? 챗GPT가 공개된 이후 일반인들이 실제로 인공지능 챗봇을 체험할 수 있게 되면서 바로 전 세계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한국 시간으로는 주간에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반면에 미국이 아침을 맞이하는 밤 10시부터는 챗GPT의 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지며 접속이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챗GPT 접속량이 폭증한다는 뜻이고 이는 학교에서, 회사에서, 어디서든 챗GPT를 많이 활용한다는 뜻이다.
챗GPT를 활용한 책, 논문, 과제가 나오고 있다. 아무리 관심 없는 사람도 한 번씩은 시도해보지 않았을까? 실제로 영상 대본을 써달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럴싸한 수준으로 써주기 때문에 "작가 대신 활용해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챗GPT를 저자라고 밝힌 도서들. YES24 캡처챗GPT, 인간이 대체될 수 있을까? 챗GPT를 활용한 사례들이 이슈몰이하며 어떻게 돈벌이가 될 수 있나를 고민하는 시기에, 나는 오히려 이런 것에 집중하고 싶다. 우리가 실존하는 현장, 우리가 어떻게 배우고 일해왔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떻게 무엇을 배웠는가? 바르게 일해왔는가? 이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면 모든 새롭게 등장할 진화된 도구들은 그 본질적인 영역에서 효과적인 보조적 수단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고 있다.
캠페인 저널리즘[눈]의 취지처럼 '일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대안을 제시하자'라는 과제가 있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행위를 아직은 인간만이 사유를 통해, 토론을 통해, 판단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챗GPT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사고가 익숙한 사회라면 챗GPT가 아무리 진화해도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ChatGPT 홈페이지 캡처챗GPT가 가장 잘하는 것 사람들은 너도나도 챗GPT의 놀라운 기술을 맛보고(?) 있다. 많은 '대화' 인증 캡처가 올라오는데 보고 있자니, 불편한 점이 있다.
대부분 챗GPT에게 말을 걸 때 '써줘', 해줘', '알려줘' 같은 명령 어투를 사용한다. 본디 '대화'라는 것은 티키타카가 이루어지고 서로 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응답하고, 수렴하고, 갈등하는 것인데 챗GPT와의 '대화'는 다소 일방적인 경우가 많다. 챗GPT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의견이나 정서를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챗GPT에게는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뽑아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줘'라고 요청하기만 하는데 인간의 대화에서는 어림도 없는 '대화법'이다. 그래서 챗GPT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이 '대화법'에 익숙해지면 안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글에는 개인의 경험이나 생각이 들어가는데, 챗GPT의 글은 상당 부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알맹이가 없는(?) 글처럼 느껴진다. 챗GPT가 가장 잘하는 것이 정해진 틀의 적당한 글을 '생성' 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슬기로운 챗GPT 활용법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우리가 슬기롭게 받아들이려면, 지금까지 우리 스스로 바꾸지 못한 것들을 찾아내고, 그걸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새로운 습관을 들여야 한다. 바로 문제 해결을 위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대체되어서는 안 된다. 챗GPT는 가장 효율성을 극대화해서 최대한 많이 활용하되, 우리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했었던, 우리가 하지 않던 실천들에 대한 가치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함께 진화해나가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아끼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챗GPT에게 '친구에게 줄 편지를 써줘'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일기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없는 글에 익숙해지지 말고, 내가 드러나는 글쓰기를 연습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