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더러운 거울이 하나 있습니다. 샤워 후 짧은 10초 동안이나마 잘생겨 보이게 만들어 주는 마법같은 자취방 샤워실 거울이거나, 나 혼자만 사용하는 거울이 만약에 더러웠다면, 그건 당연히 내가 닦아야죠, 이 때를 위해 물티슈와 마른 극세사 타월을 사둔것입니다. 내가 사용하는 더러워진 거울 당연히 열심히 닦습니다.
그런데, 여기 내 거라고 하기엔 어쩡쩡하고, 나를 잘생겨 보이게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랑 상관없어! 하기엔 애매할 수 있는 아주 더러운 거울이 하나 있습니다. 사진 보고 가시죠.
더러워진 도로반사경. 걷다가촬영더러워진 거울에 당연히 보여야 하는 맞은편 교차로가 보이지 않습니다. 저거 불빛인지 잔상인지도 확인이 어렵군요.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더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사물분간은 된다구요. 물론 더러움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깨끗한 아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나마 깨끗한 도로반사경. 어린 동생 시켜서 촬영. 더러움의 기준이 다르더라도, 위의 사진과 아래 사진은 거울의 기능으로 볼 때 확실히 구분이 가능합니다. 어떤가요? 위에 거울은 정말 더러웠죠? 문제는 깨끗하냐, 더럽냐가 아니라, 더러운 도로반사경은 도로반사경 본래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더러워진 반사경은 시야 확보가 어려운 곳 특히 교차로에 자동차, 자전거, 보행자 등을 확인 하는 기능을 잃어 사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야 확보가 안된 교차로에서 기능을 상실한 도로반사경은 운전자나, 보행자의 시야 확보에 큰 영향을 끼치며, 이는 곧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러워진 반사경 매우 위험합니다.
정확한 명칭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에 정의한 도로반사경입니다. 도로반사경은 아래의 이미지처럼 사각지대의 시야 확보를 위해 설치된 도로안전시설입니다. 특히 교차로나, 건물로 인해 우회전이나 직진 시 안전하게 서행, 보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입니다.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2011) - 도로반사경편. 국토교통부제공 도로반사경 -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
• 도로반사경은 도로법 제 3조 및 도로법 시행령 제 1조의 3에서 규정하고 있는 도로부속물로서, 도로법 제 39조 및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 37조에 의하여 교통의 원활한 소통과 안전을 도모하고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시설물이다.
• 도로반사경은 도로의 곡선부나 주행속도에 따른 시거가 확보되지 못한 곳 또는 좌우의 시거가 확보되지 못한 교차로 등에서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 그리고 전방의도로 상황을 사전에 확인하여 안전한 주행을 유도하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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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2011) - 도로반사경편. 국토교통부제공그렇다면, 도로안전시설 도로반사경 관리는 누가?
자. 이제 이름과 관련 지침도 살펴봤으니,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더러운 반사경 이제 누가 닦아야 할까요? 아니 닦는 게 중요한 게 아니죠, 관리주체에 대해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거울 면이 오염될 경우 도로반사경의 기능이 떨어지므로, 세척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관리 기준에는 1년에 4회 정도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도로반사경이 설치된 경우 유지 및 관리 보수를 위해 관리 대장을 기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도로안전시설 등 설치 · 관리에 관한 규칙
① 시ㆍ도경찰청장 또는 경찰서장은 교통안전시설에 대하여 도로별ㆍ구간별로 관리자를 지정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서 정한 관리자는 담당구역내의 교통안전시설에 대한 관리책임을 지며 시설에 대한 보존 의무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여야 한다.
③ 교통안전시설이 훼손ㆍ망실 등으로 인하여 사용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것을 발견했을 때에는 즉시 경찰서장에게 보고하여야 하며, 보고를 받은 경찰서장은 관할 자치단체와 협조하여 신속히 교체ㆍ정비하여야 한다.
④ 시ㆍ도경찰청장이 직접 교통안전시설을 설치ㆍ관리하는 특별시ㆍ광역시의 경우 제3항에 따라 보고를 받은 경찰서장은 즉시 그 내용을 시ㆍ도경찰청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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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만, 현실은 매우 다릅니다. 이미 수많은 언론에서 우리는 도로반사경의 관리수준이 엉터리라는 수많은 기사를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훼손된 도로반사경 방치] [도로반사경 관리업무 태만] [제 기능 잃은 도로반사경] [땅 보랬더니 하늘 쳐다보는 도로반사경] 대부분의 기사에서 거론되는 문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도로반사경 관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음
2. 시, 도내 일선 지자체들에서는 지역 내 반사경 설치 현황조차 파악불가
3. 아파트내 도로, 건물주차장 등의 도로의 경우 관리주체가 상이 이럴 때마다 항상 나오는 문구가 있죠 "문제는 인식하고 있지만, 인력, 비 문제로 인해 관리가 어려웠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점검 관리를 실시하도록 노력하겠다" 등의 말입니다.
고장난 도로반사경 우리는 어디에 연락해야 할까?
설치 현황 통계조차 잡히지 않았고, 네이버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도로반사경, 그렇다면 우리 동네에 고장 난 도로반사경을 발견했다면, 우리는 어디에다가 연락을 해야 할까요?
도로법이니까 각 지역의 국토관리사무소, 시·군청 교통과, 지역경찰서, 지역내 시설공단, 안전에 관한 문제니 국토교통부나 행정안전부가 맞을까요? 그냥 정부민원안내콜센터 110에 전화해서 민원을 처리해 달라고 할까요? 아니면 아파트 안에 도로에 있는 반사경일수도 있으니까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야 될까요? 우리는 답을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도로반사경이 관리 소홀, 관리 부족으로 인해 그 기능을 상실한 주인 없는 도로반사경이 많아졌고, 이는 곧 모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으니까요.
거울아 거울아 누가 더 깨끗하니. 역시 나이 어린 동생 시켜서 찍음너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도로반사경 뒤에는 이름표가 있다
자 답을 한마디로 정리해 봅시다. 혹시 동네에, 이상하거나 삐뚤거나 몹시 더러운 반사경이 있나요? 반사경의 뒷면을 살펴 봐주세요. 반사경 뒷면에는 시설관리를 위해 이름표가 부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해서 말이죠.
도로반사경 이름표 부착의 예시. 국토교통부 제공하지만, 대부분의 도로반사경에는 이름표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혹시 어느 뜻깊은 민간인이 네이버 쇼핑에서 구매해서 설치한 제품이라서 본인을 숨기기 위함이었을까요? 아니면 아파트 동 대표가 구매한 제품이기 때문일까요? 관리번호를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몰라서일까요? 하지만 정말 이름표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도로반사경에 대한 의무사항입니다!
혹여, 더러워지거나, 부서진 도로반사경을 찾았다면, 이름표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연락하세요. 이름표가 없어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주변 경찰서에 연락해 주세요. 주차장이나, 아파트 내 도로라면,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주차장의 관리사무소를 찾아가세요. 그리고 이름표를 붙여 달라고 하는 겁니다. 참 쉽죠
완전 부서진 것이 아니라면, 그냥 내가 쓰윽 한번 닦자
나의 주변에 기울어지고, 삐걱 되고, 하늘만 바라보고, 갈라지고, 토막 난 도로반사경이 있나요? 그것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위 단락에 이야기한 대로, 민원으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도로반사경의 거울이 백탁현상도 아닌 그냥 더러운 거라면, 우리 한번 닦아 볼까요? 우리의 안전을 위한 것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