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LG그램 뉴진스 한정판. LG전자 제공
당신은 소중하니까 대우는 해드릴게
"당신은 소중하니까(?)
당신을 대우해드리려고 하니 구매해주세요"
대우 받는 기분을 고객이 느끼게 만들어 주는 것은 기업이나 브랜드의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그만큼 고객이 비용을 지불했다는 뜻이고, 특히 오늘날 브랜드가 지닌 가치를 경험, 소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해진 브랜드 전략에서 브랜드와 애착이 형성된 핵심 고객들을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 즉 대우 받게 해준다는 것은 브랜드나 고객 모두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
쉽게, 백화점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매년 우수한(?) 매출을 만들어 준 고객들을 연초에 VIP 라고 선정하고, 특별한 회원카드와, 공연등에 초대하고, 백화점 입구에서부터 출구까지 대우받는 기분을 만들어 준다. 이를 조금 더 대중적으로 생각해보면, 쇼핑몰의 회원등급과 VIP쿠폰도 같은 맥락이다. (근데 왠지 신규회원 쿠폰이 VIP 쿠폰보다 더 할인률이 높은건 .. 나만 느낀 감정일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 스파이더맨 에디션. 소니인터랙티브코리아 제공
리미티드 에디션 limited edition
이런 면에서 한정판, 리미티드에디션은 고객에게는 내가 중요한 사람 IP(Important Person)이라고 인정해 줌과 동시에 브랜드의 판매전략과정에서의 능동적, 유동적인 변화를 준다는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품을 찾게 될 시즌에 그렇게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패키지를 바꾸고, 이름을 붙이고, 제품에 색을 입히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리미티드에디션을 제작, 유통, 판매한다.
이는 소량생산, 소량판매로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일부 브랜드와는 다른 부분이다. 오해하지말자. 오늘은 딱 한 가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남발된 한정판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를 이야기 하고자 함이다.

이건 한정판은 아닌 듯 하다 그냥 갖고싶어서 넣었다. 토미카 지브리 콜라보제품. 토미카홈페이지캡쳐
초회, 수량, 기간, 예약, 계절, 아티스트, 국가, 모델한정 수많은 한정판들
한정판을 소유함으로써 갖는 우쭐함은 어쩔 수 없다 치자, 앞에서 거론한대로, 브랜드에 대한 애착과 애증에서부터 시작했을 수도 있고, 커피를 한 17잔 마시니 저절로 따라온 보상일 수도 있다. 아무튼 한정판이 갖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특별함, 희소성이라는 것이다. 어떤 물건이나 사물이 희귀해지고, 제한된다면, 그 대상을 소유하고 싶어한다. 누구나 다 원하는 대로 소유할 수 있다면, 한정판이라고 이름 붙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팬과 마니아 계층이 만들어낸 특별한 문화라는 측면에서 그들의 지갑을 털기 위해서 보상이 아닌 프리미엄을 얹은 다양한 한정판들도 존재를 한다. 가깝지만 먼 나라에서는 게임기, 음반, 게임, 만화책,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굿즈들을 한정판이란 이름으로 판매하고, 운동화, 티셔츠, 의류, 식품에 이르기까지 아티스트, 브랜드와 콜라보한 한정판까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한정판이 존재한다.

한국야쿠르트 1971버전 한정판. 한국야쿠르트제공
특별히 고객과의 관계보다는, 판촉의 성격을 갖는 한정판도 존재한다. 맨 처음 사진으로 보여준 모 회사의 아이돌 이름을 딴 노트북은 아이돌 그룹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판촉전용 한정판의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위의 사진처럼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레트로 감성과 연결된 판매촉진을 위한 한정판도 물론 존재한다.
리셀문화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맞는가? 한정판만 노리는 리셀러들
문제는 이런 한정판으로 시작된 고객 혜택, 사은품, 판매촉진을 위한 행위가 누군가의 소유, 욕망을 더욱 자극하고, 그 가치를 훼손한다는 점에 있다. 수많은 리셀러를 취미활동이 아닌 고수익의 직업으로 만들어주고,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가품으로 인한 사기판매까지, 결국 웃돈을 얹어 구매하려는 욕망과 그 욕망을 부추기는 시장, 그리고 그 욕망에 굴복해버린 수많은 구매자들이 형성해 버린 리셀 시장은 과연 건강한 문화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걸 왜 문화라고 부르는가?

국내 중고거래, 시장규모. 뉴스웨이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뉴스웨이의 기사(
내 직업은 리셀러, 젊은 봉이 김선달들)에서 나타나는 중고거래 시장규모가 단순히 시장의 거대화나, 하나의 산업으로 재탄생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될 점은 리셀 시장이 커졌네라고 단순히 하나의 문화나, 트렌드처럼 바라볼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수요와 공급이 뒤틀린 한정판, 누구를 위한 상품인가?
한정판, 결국 욕망이다. 한정판이 우수고객, 우리(기업,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고객의 혜택이 아니라, 개인의 욕망을 자극한 하나의 마케팅, 수익을 위한 판촉행위로 변질된 만큼 우리의 욕망을 낮추고, 합리적인 소비자, 애호가가 되어야 될 것이다.
현명한 소비를 위한 3가지 호흡법을 소개한다. 무엇인가를 구매하기 전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욕망에 사로잡히기 전 꼭 아래의 3가지 호흡법을 꼭 실천해 보자.
1.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가? (눈을 감고 30초간 딴 생각하기)
2.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가? (쇼핑몰 로그아웃 후 30초간 다시 생각해보기)
3. 정말 지금 나에게 도움 되며, 정말로 필요한 물건인가? (먼저 밥부터 먹고, 잠자고, 일어나서 다시 생각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