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증오와 혐오표현, 자율적 가이드라인으로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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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증오와 혐오표현, 자율적 가이드라인으로 해결될까?

  • 2023-03-02 10: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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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은 욕하고 상처 주기 위해 모여드는 하이에나들의 놀이터?
인터넷의 익명성에 의존해 퍼져 가는 '온라인 증오' 문제 심각
캠페인 저널리즘 [눈]이 소개하는 '온라인 증오'에 대처하는 법

누군가를, 아주 사무치게 미워하는 마음 '증오'

 증오는 나와 다른 인종이나, 국적, 종교,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 혹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에서 발생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아주 사무치게 미워함이라고 정의합니다. 증오로 시작된 증오범죄는 오늘날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소방관에게 물세례를 맞는 흑인들. blackpast.org 
 분노와 혐오, 그리고 증오. 이 세 단어는 분명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노가 일시적인 감정이라고 한다면 증오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해지며 일시적인 감정이나 상태가 아닌 태도, 성향으로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캠페인 저널리즘 [눈]에서는 화를 주체할 수 없을 때 90초만 기다리자! 라는 캠페인으로 분노는 우리 몸의 화학반응일 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분노가 아닌 증오는 일상생활과 소통의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가장 극단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익명성은 사람들이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증오를 퍼뜨리는 것보다 유해하고, 더 혐오적인 표현을 거리낌 없이 빈번하게, 증오를 표현하도록 하며, 인터넷의 확산성, 보존성으로 인해 더 큰 문제를 야기합니다.


온라인에서 직면하는 지속적 증오에 쓰러지는 아이들

 증오와 싸우는 영국의 비영리 자선단체인 Stop Hate UK가 진행하는 비디오 캠페인은 온라인 증오가 사람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아침에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하루를 시작하는 젊은 세대들이 지속적으로 끔찍한 증오에 직면하면서 느끼는 좌절감과 외로움, 분노가 마침내 그들을 쓰러뜨리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더 악의적이고, 폭력적인 온라인 증오

 온라인 증오는 개인, 그룹 또는 커뮤니티에 대한 증오 및 편견 콘텐츠를 게시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악의적이며, 비인간적인 진술, 위협, 정체성에 기반한 모욕, 경멸적 용어 및 비방의 형태를 취합니다. 온라인 증오는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및 오디오 등 다양한 유형의 미디어를 통해 표현될 수 있으며, 악의적인 커뮤니케이션(고통과 불안을 유발하는 문자, 이메일, 메시지), 사이버 괴롭힘, 사이버 스토킹, 콘텐츠(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를 통한 증오 선동, 폭력 선동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물론 증오는 온라인 세상 이전에도 존재했던 감정과 표현이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증오 사이에는 본질과 확산 측면에서 주요 차이점이 있습니다. 


* 온라인 증오가 더 위험한 이유 

▷ 한번 게시 된 온라인 콘텐츠는 인터넷에 영구적으로 남아 있다.
▷ 온라인 증오는 인터넷을 통해 많은 대중에게 빠르게 확산 된다.
▷ 감정적 단어가 포함되고, 자극적 메시지일 수록 확산 가능성이 더 높다.
▷ 익명성에 의존하여 터무니없고 불쾌하고 혐오스러운 콘텐츠가 쉽게 만들어진다. 
▷ 폭력, 폭언, 재산 피해와 같은 실제 세계에서 유해 한 행동을 하도록 동기 부여되기 쉽다. 



 영국에서 온라인 증오 범죄에 대한 가장 최근 통계는 2017-2018년 30여 곳의 경찰서에서 신고된 내용으로 당시 1,605건의 온라인 증오 범죄가 신고되어, 전체 증오 범죄의 약 2%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11월 페이스북은 혐오 발언 콘텐츠 노출 비율이 0.11%라고 보도하여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1,000번 볼 때마다 한 번꼴로 혐오 콘텐츠를 보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범죄로 신고된 매우 극단적인 콘텐츠들로서,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에서 개인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나타나는 비열하고 위협적이고, 모욕적인 댓글들까지 포함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넷의 인지된 익명성은 본인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제거하고, 보통의 행동규칙을 적용하기 어렵게 합니다. 이와 관련된 해방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최악의 성향을 쉽게 드러내게 합니다. 

우리나라 인식은?

 최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혐오 표현 관련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온라인 뉴스를 통해 혐오 표현을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민국 거주 만 15세 이상 1,209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 결과 혐오 표현을 접한 경로로 온라인 뉴스 기사(36.5%), 온라인 카페·커뮤니티(27.1%), 개인 방송 사이트(18.6%), SNS(12.1%)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혐오 표현이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94%의 응답자가 심각하다고 답변했으며, 특히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보는 응답이 절반 이상인 50.3%로 나타났습니다. 혐오 표현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80.6%)의 목소리가 반대(19.4%)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날 정도로 온라인 혐오 및 증오 발언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았습니다.

2022년 혐오표현 대국민 인식조사보고서. 대한민국정책브리핑제공
온라인 증오에 대처하는 법

 온라인 증오에 대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동일하지만, 그에 대한 대책과 대응은 다양한 이해관계로 인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2019년 베를린에서 열린 인터넷 거버넌스 포럼에서 그 시각의 차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과 규제를 통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기업의 자율적인 응대가 촉구된다, 사용자의 교육과 운동이 선행되어야, AI를 활용하는 노출 방지 등 정말 다양한 대응이 존재합니다. 

 현재 일반적인 온라인 증오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제시되는 내용은 1) 포털, 인터넷 커뮤니티, 웹사이트의 검열 정책과 빠른 대응 2) 수용자(보호자)의 기술적인 차단을 통한 청소년 보호 3) 인터넷 사용자의 디지털 리터러시(분석적, 비판적 사고를 위한 개인의 능력)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처 방안일 것입니다.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 촉발된 증오가 나의 증오, 사회적 증오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캠페인 저널리즘 [눈]에서는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청소년들을 위한 온라인 증오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세계 최대 청소년 자선단체인 Ditch the Label은 12-25세 청소년들에게 온라인 증오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다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원이 커지면 숨을 들이 쉬고 작아지면 내쉬기 반복
출처 = ditchthelabel.org


*온라인 증오에 대처 하는 방법

▷호흡하기 : 불쾌한 댓글을 받으면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호흡 기술을 사용하여 감정을 제어하고 다음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생각하기 : 온라인 증오에 대처하기 위해 키보드 워리어가 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들을 모욕하는 대신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십시오. 그들과 끝없는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 신고하기 : 모든 사람이 온라인 및 다양한 플랫폼에서 언제 어디서 보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 휴식 취하기 : 소셜미디어를 멈추고 쉬는 것은 기분이 나아지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온라인 증오에 직면하면 그것이 압도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잠시 벗어나면 현실 세상이 온라인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스스로 돌보기 : 온라인 증오에 대처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므로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쉬어야 합니다. 긴 산책을 하거나, 새로운 메이크업을 연습하거나, 친구와 함께 운동을 하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감상하는 등 상황보다 자신에게 집중하면 내가 받는 미움보다 자신이 훨씬 더 큰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 누군가와 대화하기 : 온라인 증오를 겪으면 화가 날 수 있지만 외로울 수도 있습니다. 이 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고 훈련된 멘토와 같은 실제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얻거나 신뢰할 수 있는 친구, 부모, 교사 또는 동료와 이야기하면 현재 상황에 대한 출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온라인증오는 '관심'과 '반응'을 먹고 자란다


Online Hate Crime 출처=stophateuk.org                                                                                                    하찮아 보일 수도 있는 혐오 발언과 일상이 된 악성 댓글은 온라인에서 사라지지 않고 차곡차곡 쌓이게 됩니다. 이것이 증오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온라인 증오가 개인과 커뮤니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강력한 인터넷 세계가 만들어내는 유해한 영향을 알고, 왜, 어떻게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나부터 더 나은 온라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노력할 수 있습니다.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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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 캠페인의 눈사람입니다. 함께 눈 굴린 눈사람 8명 캠페인 진행 기간 : 2023-03-01 ~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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