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돈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일까요? 부모나 보호자가 자녀를 적절하게 지도할 지식이나 경험이 없다면 개인 금융의 기초를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요?
경제. 금융 관련된 교육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어느 뉴스에는
돈 밝히는 아이가 아닌 돈에 밝은 아이로 만들기 위해 서울시 교육청에서 금융교육 활성화 조례를 제정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아직도,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서의 금융 관련 내용은 소비자, 생산자, 경제체제, 용돈의 절약, 소비자 주권, 소비자 권리 등 기본적인 지식과 이해 정도라는 점이다.
종로구가 산관학 협력사업으로 진행된 금융교육. 종로구 제공금융 문맹 퇴치 촉구 캠페인
"금융은 공정하지 않다"라는 인식 때문일까? 금융에 대한 형평성 및 포용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관심이 모아지면서 미국, 영국에서는 학교 기반 금융 교육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래 세대의 소비자, 특히 소외된 지역사회에서 성장한 학생들을 위한 경쟁의 장을 평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소외된 학생들에게 금융 시스템을 소개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비판적 사고 기술을 개발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평생 현명한 재정 결정을 내릴 준비를 하도록 돕는 것은 향후에 가중될 수 있는 경제적 불평등과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효과적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금융 문맹 퇴치 촉구 캠페인
학생들의 금융 문해력 인식확산 캠페인. jumpstart.org 제공
1995년부터 활동해 온 미국의 비영리 조직인 <개인 금융 문해력을 위한 Jump$tart 연합(
jumpstart.org)>은 유치원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금융 문해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모든 학생이 학교 수준에서 효과적인 금융 교육을 받을 것을 촉구합니다.
금융 문해력(financial literacy)이란 기본적인 금융 개념을 이해하고 개인 재정을 관리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독립적 삶을 살기 위해서 가장 가치 있는 기술이 금융 이해력이기 때문에 유치원 이전부터 금융 교육을 시작하여 행동과 신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 교육을 고등학교 졸업 요건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 6명 중 1명만이 졸업하기 위해 개인 금융 과정을 이수합니다.
이를 위해 Jump$tart 연합은 매년 4월을 금융 문해력의 달로 지정해 인식·확산 캠페인을 실시하고 각 학교에 금융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교사 연수, 월별 금융교육 키트 등 교육 자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아동 청소년들을 위한 재정 관련 교육을 통해 돈에 대한 사고방식, 태도 및 행동, 소비자 선택, 예산 책정 및 경제적 우선순위 지정과 같은 핵심적인 금융기술과 지식을 쌓고, 교육을 통해 '평생을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금전적 자유가 경제적, 사회적 독립의 기본
Financial Freedom Campaign. mybnk.org 제공 7세에서 25세의 금융 교육을 위해 2007년 설립된 영국 비영리 단체인
MyBnk의 <금전적 자유 캠페인(Financial Freedom Campaign)>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젊은 세대가 금전적, 경제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돈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으로 학교와 가정에서 2026년까지 25만 명 이상을 목표로 청소년들에게 실용적인 금융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다음 세대에게 재정적 자유라는 선물을 주기 위한 실용적인 솔루션 중심 운동으로 청소년 문화에서 가져온 비디오, 만화, 게임 및 역할극을 사용하여 돈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MyBnk의 캠페인은 재정 능력을 방해하는 문제를 조사하고 이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둡니다. 금융 교육을 통해 청소년, 보호자 및 교사에게 현 상태를 함께 바꾸고 이를 통해 예산 책정, 은행 업무, 대출, 학생 재정, 세금 및 연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해 시스템을 탐색하고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미래의 돈 문제와 관련된 스트레스와 걱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좋은 금전 습관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도구를 제공하는 금융 교육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생활 기술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7세부터 시작하는 금융 교육의 효과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7세는 너무 어린 거 아닌가요? 인격이나 성장이 끝나지 않은 아이에게 경제, 금융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을까요?
초등학교 연령에 전문가 주도의 금융 교육에 노출되면 아이들은 만족을 미루고 저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MyBnk의 '머니 트위스트' 수업에 참여하는 3000명 이상의 7-11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1년 동안의 연구 결과는 아이들이 은행 업무와 같은 새로운 지식을 이해하고, 예산 책정과 같은 기술을 습득하고, 유혹에 저항하는 습관을 기르고, 재무 결정의 결과를 인식하여 미래를 개념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전문가 교육 전 | 전문가 교육 후 |
▷ 5명 중 3명, 임금 등 기본적인 개인 금융 용어 모름 ▷ 1/3의 아이들만 충동적 지출 컨트롤 ▷ 정기적으로 돈을 저축하는 아이들은 19%에 불과함 ▷ 30%만 현재 돈을 다루는 방식이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함
| ▷ 예산이 무엇인지 몰랐던 아동의 83% 이해 가능 ▷ 필요와 욕구를 분리할 수 없었던 75%가 가능 ▷ 69%가 저축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음 ▷ 60%가 현재 돈을 다루는 방식이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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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좋은 금융 교육을 만드는지에 대한 교사의 이해도도 17%에서 83%로 증가했습니다.
16세에서 25세를 대상의 전문가 주도 수업 후 변화
▷ 정규 저축이 48% 증가, 부채 40% 감소(남성의 경우 저축은 29% 증가하고 부채는 31% 감소) ▷ '즉각적 만족'을 위한 지출에 대한 저항 44% 증가 ▷ 45%의 청소년들 극단적인 소비 습관을 절제로 전환 ▷ 위조지폐 적발 등 사기 인식이 31% 증가 ▷ 정부 재정에 대한 이해도가 22% 증가 ▷ 정보에 입각한 재무 결정 20% 증가 ▷ 은행 윤리 정책에 대한 이해도 34%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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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조사 결과는 영국 Money Advice Service(MAS)의 'What Work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머니 트위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86개 학교의 1444명의 학생과 187명의 교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입니다.
재정, 금융 지식은 배워야 하는 것
재정적 지식은 자라면서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돈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청년들의 경우, 빚을 지고, 사기를 당하고, 정보에 입각하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나쁜 금전 습관을 들이기가 더 쉽습니다.
빚, 청구서, 저축 등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으로 얼마를 벌거나 최대한 활용하는 것과 관계없이 돈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재정적 스트레스는 삶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열악한 금융 문해력과 재정 능력이 어떻게 정신 건강, 실업, 파괴적인 행동 및 노숙과 같은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지 다루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금융 교육은?
얼마 전 A양은 아이돌 굿즈 구매를 위해 SNS에서 불법 대출업자에게 8만 원을 빌렸고, 수십 통의 욕설과 협박 전화에 시달리다가, 결국 14만 원을 상환했다고 하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단순히 부모님의 용돈이 경제적 수입의 대부분이었던 옛날과 다르게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경제적 주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대출과 추심, 단기, 고금리 등의 용어에 관해 설명하는 교육이 과연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금융교육은 앞서 명기한 대로 일반적인 지식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023년 금융교육 추진 방안. 금융위원회 제공 위의 그림은 금융위원회의 2023년 금융교육 추진 방안입니다. 이처럼 청소년 대상의 금융교육은 외부 기관에 진행되고, 의뢰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학교에는 금융전문가가 없기 때문일까요?
(사)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및
예금보험공사,
증권박물관,
은행연합회 등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대상의 금융교육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외부교육프로그램입니다.
예금보험공사 생활금융 아카데미 화면 캡처 정규수업이 아닌 교육활동으로 진행되는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이면 금융교육으로 충분할까요? 뮤지컬 프로그램에서부터 게임, 찾아가는생활금융, 금융교육 멘토단, 온라인콘텐츠, 박물관 견학, 웹드라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에 안도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될까요?
웹드라마 얘네들 MONEY?! 웹드라마 네이버TV 캡처 분명히 90년대의 비용과 시장경제에 대해서 배웠던 내용보다 프로그램이 더욱 알차지고 나을 것입니다. 일괄적인 교과서 위주의 교육보다 외부의 다양한 관점에서 제작, 발행되는 프로그램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대한민국 청소년 대상의 금융교육이 외부 기관 특히 금융회사들의 호의성 프로그램, 사전 신청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에 필수 항목이 되었으면 하는 캠페인 저널리즘 [눈]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