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우리에게 '종이책'에 대해 한 번쯤 돌아봐야 할 의미 있는 시기입니다. 국내 포털 사이트가 '웹소설'이라는 장르의 서비스를 본격화한 지 10년이 흘렀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우리에게 모니터 화면이나 모바일 등을 통해 책을 읽는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은 회의적이었습니다. 초창기의 전자책시장은 누구에게나 획기적이었지만, 독서를 한다는 것과는 감정의 갭이 맞지 않았지요.
지금은 어떤가요? 어느덧 우리는 독서가 아닌 콘텐츠로 소비하는 것이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만화책은 어느덧 웹툰으로 소설은 웹소설이라는 장르로 불린 것도 플랫폼이나 디바이스나, 생태계나, 독서의 틀이 변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함께 달라지고 변화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종이책 vs 디지털
종이책 즉 아날로그 감성의 책에 대한 사랑이 식은 것은 아닌 듯합니다. 문제는 이곳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이지요. 공간이나 시간, 사회적 권위를 갖는 주체들은 자신의 서재와 책장 가득 꽂힌 책을 통해 자신의 지식 또는 인문학적 소양, 고상한 취미와 교양의 깊이 등을 과시하곤 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뉴스 화면에서 나오는 수많은 전문가는 꼭 책장을 배경으로 하나 봅니다) 감성이 넘쳐나는 핫플레이스 속 동네 책방도 어느새 책 읽기 공간이기보다 SNS 인증의 공간이 된 지 오래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동네 책방이 사라진 지는 오래이고 대형 서점을 방문하면 베스트셀러와 출판사 마케팅 규모에 따라 획일적으로 전시된 책들만이 넘쳐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난독의 시대
종이책이 맞냐, 디지털로 소비되는 콘텐츠가 맞느냐 하는 이미 오래된 숙제를 풀어내고자 함이 아닙니다. 지금은 무엇이든 타인의 지식과 정보와 생각을 얻는 독서를 얼마나 더욱 쉽고, 가치 있게 우리가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독서가 줄어든 시대. 비(非) 독서 시대, 책이 아니라 문장으로만 소비되는 난독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이런 때 잠깐 작은 캠페인 하나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지역사회 구성원인 개인이 주도하는 작은 사회운동
Little Free Library 운동이 그것입니다.
캐나다의 한 가정집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little free library. 공공소통연구소 제공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을 통해 한해 7천만 권 이상의 책이 지역사회에서 공유되고 있다면 믿으실 수 있나요? 대학의 캠퍼스, 전통시장, 주거지역 등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에 숨겨지듯 개인이 정식으로 설치한
작은 도서관 만들기 운동은 그 어느 화려한 서점과 도서관보다 가치 있는 활동입니다. 100개국 이상에서 15만여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캠페인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자신이 함께 한 그 시간을 함께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그 운동이 가치 있는 이유는 더 이상 취미가 아니라 책 읽을 권리가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며, 책은 공유하며, 함께 나누는 것으로 책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는 계기가 되어 주기 때문입니다.
가득 채워진 서재가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어떤 책을 소유한 것이 중요하지 않고 나눔으로 함께 한다는 것은 사람과, 이웃과 연결하는 값진 연결 고리가 되어 줍니다.
‘책을 반납할 필요는 없습니다. 책을 가져가고 새로운 책을 한 권 갖다 놓으세요"
공공소통연구소 이종혁 소장은 "캠페인 취지가 책에 대한 공평한 접근성과 책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유하고 나누는 것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책 읽기라는 과제가 더 중요하기에 각자 스스로 북 큐레이터로서 활동하는 계기를 만드는 활동으로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공유하고, 실천하는 작은 도서관
캠페인 저널리즘 [눈]은 세계 독서의 날인 4월 23일 까지 이렇게 제안해 봅니다. 물리적인 공간을 활용한 작은 도서관도 좋지만 캠페인 저널리즘 플랫폼의 [눈]사람이 되어
자신만의 작은 도서관을 공유해 보면 어떨까요? 물론 이 활동은 연중으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캠페인 저널리즘 [눈]의 다양한 카테고리에
후원받지 않은 순수한 자신만의 책 리뷰를 올려보세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캠페인 활동이 될 수 있답니다. 캠페인 명칭은
'저널리즘으로 실천하는 작은 도서관' 캠페인입니다. 모두 자신만의 작은 도서관이 되어 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