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필요할까? 위험과 안전을 위시한 제품들의 광고가 매우 불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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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필요할까? 위험과 안전을 위시한 제품들의 광고가 매우 불편한 이유

  • 2023-07-03 14: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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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기, 공기청정기, 샤워기필터, 음식물 처리기, 정수기까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하는 위험과 안전을 강조한 제품들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제품에서 해방되어 보자.



원래 자고 일어나면, 입 냄새는 좀 나야 되는 겁니다. 무려 최소 6시간 ~7시간 장시간에 걸쳐 입을 열든, 닫든 긴 시간 동안 뭐 하나 섭취하는 것도 없고 숨만 쉬고 있었을텐데 입안이 마치 방금 양치한 듯 상쾌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일어났으면 씻으러 갈 거잖아요? 이빨 닦을 거잖아요. '굿모닝 키스'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겁니다. 이빨 닦고 와서 굿모닝 해도 됩니다. 자기 전에 가글 했다고, 아침의 굿모닝 키스가 상쾌했다는 말은 제 평생 듣지 못했습니다.

칫솔을 좀 볼까요? 입속의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을 닦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칫솔은 관리가 소홀할 경우 세균이 많이 번식한다고 하죠. 물론, 우리 입속 건강을 위한 칫솔이니까 잘 보관하고 관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근데 굳이 뭐 LED살균, 고온살균까지 해야 될까요? 계면활성제 잔뜩 함유된 치약으로 닦을 거잖아요. 

눈에는 보이지 않을 뿐인 칫솔 내 세균 무서워서 이빨 안 딱고 그럴 거 아니잖아요? 그쵸? 세균이 무서워서 매번 새 칫솔 꺼내 쓰면 눈치 보이고 그럴 거잖아요? 칫솔 세균 너무 무서워서 살균기 사실 건가요? 

역시 샤워할때는 아!!!! 한번 해야 됩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동네 냇가에서 물을 길어 씻고 밥하던 시절과는 다르게 우리는 현대화된 기반 시설의 혜택으로 틀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에서 물을 받아 쌀도 씻고, 과일도 씻고, 몸도 씻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샤워기 필터를 통해 우리가 씻는 물도 정화해서 사용합니다. 꼭 아리수를 못믿어서가 아니라, 필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나의 소중한 피부에, 우리 아이들 피부에 염증이 막 나고, 탈모에, 각 종 피부질환에 정말 무서운 일이잖아요. 샤워기 필터 꼭 필요하죠? 굳이 먹는 물도 아니지만요. 공중목욕탕을 가거나, 해외여행 갈 때 휴대용 샤워기 필터 이젠 필수잖아요. 안 챙겨가면 매우 위험한 거잖아요. 


어이쿠 무서워라! 얼른 사야겠다. 


우리 주변에는 이처럼 건강을 위해서, 안전을 위해서, 위험하다며 생활 속 안전을 위해를 강조(강요)한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위에서 열거한 제품보다 정말 많이 존재합니다. 

수많은 세정제, 탈취제, 살균제, 소독제는 어느 순간 우리 생활 속 필수품이 되어 버렸고, 생활의 편리함이나, 혜택이 아닌, 어느 순간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하는 제품들, 꼭 안사면 위험에 빠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매우 궁금합니다. '나의 안전을 위해서' 라고 말하는 수많은 제품, 안전은 둘째로 생각하더라도,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들 인가요? 

저는 이런 것들을 공포마케팅이니, 공포소구라는 용어를 사용하진 않겠습니다. 단지 이러한 제품들의 광고 형태가 실제로 사람에게 위험할 수도 있으니, 미리 위험을 방지하거나, 주의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대한 구매와 소비로 연결되는 형태가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제품인데 말이죠. 

가글 안한다고 식물이 죽진 않습니다.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물론,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소비자들이 지각하고 인지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수준을 낮추어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한 '안전에 대한 제품'도 물론 존재합니다. 마스크 사용과 손 씻기를 강조한 유형이 이에 해당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제품을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다른 사람(식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든지, 뒤떨어진다든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소비자를 안정시키거나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아닌, 조장에 불과합니다. 마치 100% 걸릴 것처럼, 암을 대비하기 위해 보험상품 가입을 권하던 모 FC의 말처럼 말입니다. 

리스테린을 사용하지 않으면 외로워집니다. @smithsonian magazine


이런 형태는 제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어느덧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듯 보이는 수많은 안전 강요 제품들과 이런 메시지를 담은 광고가 문제가 되는 것이죠. 그냥 제품이 가진 기능과 장점을 그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면 되는 것입니다. 굳이 안 써도 위험하지 않은대, 안전을 강조하면서까지 말이죠 

백만 대군이 처들어옵니다. 모아디어 UVA, UVC 칫솔살균기 홈페이지 제공

물론 가정입니다만. '백만세균' 저런 문구보다 "양치질 좀 있어 보이고 싶잖아요? 영희엄마가 놀러왔을 때 엣지있게 보여주는 겁니다" "똑같은 양치질보다 스마트 센스로 감지되는 세련된 양치질을 해보세요"라든지 "비싸게 주고 산 칫솔, 세균 때문에 한번 쓰고 버릴 건가요? 오늘부터 UVC램프로 칫솔 한모 한모 관리하세요" 아니면 회사원 막내사원을 타겟으로 "회사 막내들의 필수품, 부장님, 팀장님, 대리님 칫솔을 모아모아 센스 있게 보관해 보세요 내일부터는 매우 사랑 받는 막내가 됩니다" 이런 문구 어떤가요? 


'안전을 위해서' 어느덧 필수품이 되어버린 수많은 제품들..


여기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강조한 한 제품이 있습니다. 수돗물 속 잔류염소를 제거하여, 피부건조, 간지러움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소해 주며, 사용 시 일반 수돗물이 입안에 들어가도 안심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99.9%의 세균을 제거해 주기까지 합니다.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작하는 샤워기 필터 광고. bldyluv.kr 캡쳐 

미세한 섬유조직으로 촘촘하게 설계된 필터로 각종 불순물과 녹물, 불순물(2번이나 불순물을 쓴거 보니 매우 불순하군요) 등 3~5 마이크론의 미세한 입자까지 깨끗하게 정수하는 샤워기 필터입니다. 우리 집 정수기도 이 정도는 아닌데, 샤워 뿐만이 아니라 마셔도 될것 같아 보입니다. 

우리의 피부에 바로 접하는 물이니 조금 이해해 볼까요? 이제는 집안 공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모 공기청정기의 필터 시스템. 오염된 집에서 살면 안되는 겁니다. samsung.com

우리의 가정은 오염된 공기와, 다양한 세균의 온상 인 듯 합니다. 집안을 배경으로 오염된 공기를 무려 4가지 필터 과정을 통해 99.9%의 항바이러스의 99.9% 유해균을 항균해주는 시스템, 제품의 설명을 들어보면, 우리의 집은 오염된 환경일 수 있으니 얼른 대피 해야 됩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화장실에 보관하거나, 그냥 책상 필통꽂이에 보관하던 칫솔, 귀찮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정수기 온수에 한번 헹구고 사용하세요. 그러면 됩니다. 밥먹고 이빨 안 닦는 행위가 더 위험합니다. 그리고 사용 후 잘 건조해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지, 살균기 사용 여부가 본인의 이빨 건강에 중요한 요인은 아니지 않을까요?  

물론 제가 살고 있고, 거주하는 저희 집에는 위의 모든 제품이 다 있습니다. 한마디로 구매자, 고객입니다. 칫솔살균기, 샤워기 필터, 공기청정기, 정수기, 음식물처리기, 가글액까지 말이죠. 그러니 조금 비판해도 됩니다. 좀 뭐라고 해도 됩니다. (저는 고객이니까요) 


해당 모델은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본 게시물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아에르 유튜브 제공

우리는 이러한 문구에 매일 노출되어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제를 가하고 과징금을 물려도, 우리에게 매일 노출되는 이러한 상품의 광고는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 안 하면 늦어요" 
"지금부터 준비 안 하면 당신의 노후가" 
"우리 아이의 안전을 위해" 
"머리가 자구 빠져요" 
"세균 99.9% 제거"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말라" 했습니다. 그렇다고, 무소유를 말하진 않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생산자들이여, 광고인들이여, "소비자의 두려움을 자극하라 그러면 팔릴 것이다."라고 말하던 소비자심리학 관점의 마케팅 적 표현은 매우 잘못된 것이며,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 것입니다. 



상업광고 바라보기 1편 - 현대자동차 아반테 광고 '보통내기가 아니다' 
상업광고 바라보기 2편 - 광고 속 반말이 불편한 이유에 대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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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진행 기간 : 2023-07-03 ~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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